시인들의 시모음 _ 시시 

정지용 / 그리워

그리워 그리워 돌아와도 그리던 고향은 어디러뇨 동녘에 피어있는 들국화 웃어주는데 마음은 어디고 붙일 곳 없어 먼 하늘만 바라보노라 눈물도 웃음도 흘러간 옛 추억 가슴아픈 그 추억 더듬지 말자 내 가슴엔 그리움이 있고 나의 웃음도 연륜에 사라졌나니 내 그것만 가지고 가노라 ...

16/0214  
정지용 / 사사조오수四四調五首

늙은 범 늙은 범이 내고 보니 네 앞에서 아버진 듯 앉았구나 내가 서령 아버진 들 네 앞에야 범인 듯이 안 앉을가 ? 네 몸매 내가 바로 네고 보면 섯달 들어 긴 긴 밤에 잠 한숨도 못 들겠다 네 몸매가 하도 곻아 네가 너를 귀이노라 어찌 자노 ? 꽃 분 네 방 까지 五間 대청 섯달 치...

16/0214  
정지용 / 곡마단

疎開터 눈 우에도 춥지 않은 바람 클라리오넽이 울고 북이 울고 천막이 후두둑거리고 旗가 날고 야릇이도 설고 흥청거러운 밤 말이 달리다 불테를 뚫고 넘고 말 우에 기집아이 뒤집고 물개 나팔 불고 그네 뛰는게 아니라 까아만 空中 눈부신 땅재주 ! 甘藍 포기처럼 싱싱한 기집아이의...

16/0214  
정지용 / 무제無題

어찌할 수 다시 어찌할 수 없는 길이 <로마>에 아니라도 똑바른 길에 通하였구나. 詩도 이에 따라 거칠게 우들우들 아름답지 않아도 그럴 수 밖에 없이 거짓말 못하여 덤비지 못하여 어찌하랴

16/0214  
정지용 / 그대를 돌아오시니

백성과 나라가 夷狄에 팔리우고 國祠에 邪神이 傲然이 앉은지 죽엄보다 어두은 鳴呼 三十六年 ! 그대들 돌아오시니 피 흘리신 보람 燦爛히 돌아오시니 ! 허울 벗기우고 외오 돌아섰던 山하 ! 이제 바로 돌아지라. 자휘 잃었던 물 옛 자리로 새소리 흘리어라. 어제 하늘이 아니어니 새론 해가 오르라...

16/0214  
정지용 / 애국愛國의 노래

챗직 아레 옳은 道理 三十六年 피와 눈물 나종까지 견뎟더니 自由 이제 바로 왔네 東奔西走 革沒志 密林속의 百戰義兵 獨立軍의 銃부리로 世界彈丸 쏳았노라 王이 없이 살았건만 正義만을 모시었고 信義로서 盟邦 얻어 犧牲으로 이기었네 敵이 바로 降伏하니 石器 적의 어린 神話...

16/0214  
정지용 / 이토異土

나아 자란 곳 어디거나 묻힐데를 밀어나가쟈 꿈에서처럼 그립다 하랴 따로짖힌 고양이 미신이리 제비도 설산을 넘고 적도직하에 병선이 이랑을 갈제 피였다 꽃처럼 지고보면 물에도 무덤은 선다 탄환 찔리고 화약 싸아한 충성과 피로 곻아진 흙에 싸홈은 이겨야만 법이요 시를 뿌림은 오랜 ...

16/0214  
정지용 / 창窓

나래 붉은 새도 오지 않은 하로가 저믈다 곧어름 지여 얼ㄴ가지 나려앉은 하눌에 찔리고 별도 잠기지 않은 옛못우에 蓮대 마른대로 바람에 울고 먼 들에 쥐불마다 일지 않고 풍경도 사치롭기로 오로지 가시인 후 나의 窓 어둠이 도로혀 김과같이 곻아지라

16/0214  
정지용 / 별 2

窓을 열고 눕다. 窓을 열어야 하늘이 들어오기에. 벗었던 眼鏡을 다시 쓰다. 日蝕이 개이고난 날 밤 별이 더욱 푸르다. 별을 잔치하는 밤 흰옷과 흰자리로 단속하다. 세상에 안해와 사랑이란 별에서 치면 지저분한 보금자리. 돌아 누어 별에서 별까지 海圖 없이 航海하다. 별도 포기 포기 솟았...

16/0214  
정지용 / 선취船醉 2

海峽이 일어서기로만 하니깐 배가 한사코 긔여오르다 미끄러지곤 한다. 괴롬이란 참지 않어도 겪어지는것이 주검이란 죽을수 있는것 같이. 腦髓가 튀어나올랴고 지긋지긋 견딘다. 꼬꼬댁 소리도 할수 없이 얼빠진 장닭처럼 건들거리며 나가니 甲板은 거복등처럼 뚫고나가는데 海峽이 업히랴고만 한다. ...

16/0214  
정지용 / 진달래

한골에서 비를 보고 한골에서 바람을 보다 한골에 그늘 딴골에 양지 따로 따로 갈어 밟다 무지개 해ㅅ살에 빗걸린 골 山벌떼 두름박 지어 위잉 위잉 두르는 골 雜木수풀 누릇 붉읏 어우러진 속에 감초혀 낮잠 듭신 칙범 냄새 가장자리를 돌아 어마 어마 긔여 살어 나온 골 上峯에 올라 별보다 깨끗한 돌...

16/0214  
정지용 / 호랑나븨

畵具를 메고 山을 疊疊 들어간 후 이내 踵跡이 杳然하다 丹楓이 이울고 峯마다 찡그리고 눈이 날고 嶺우에 賣店은 덧문 속문이 닫히고 三冬내-- 열리지 않었다 해를 넘어 봄이 짙도록 눈이 처마와 키가 같었다 大幅 캔바스 우에는 木花송이 같은 한떨기 지난해 흰 구름이 새로 미끄러지고 瀑布소리 차...

16/0214  
정지용 / 예장

모오닝코오트에 예장을 가추고 대만물상에 들어간 한 장년신사가 있었다. 구만물 우에서 알로 나려뛰었다. 웃저고리는 나려 가다가 중간 솔가지에 걸리여 벗겨진채 와이샤쓰 바람에 넼타이가 다칠세라 납족이 업드렸다 한겨울 내-- 흰손바닥 같은 눈이 나려와 덮어 주곤 주곤 하였다 장년이 생각...

16/0214  
정지용 / 도굴

백일지문성끝에 산삼은 이내 나서지 않었다 자작나무 화투ㅅ불에 확근 비추우자 도라지 더덕 취싻 틈에서 산삼순은 몸짓을 흔들다가 삼캐기늙은이는 엽초 순쓰래기 피여 물은채 돌을 벼고 그날밤에사 산삼이 담속 불거진 가슴팍이에 앙징스럽게 후취감어리 처럼 당홍치마를 두르고 안기는 꿈을 꾸고 났다 ...

16/0214  
정지용 / 붉은 손

엇깨가 둥글고 머리ㅅ단이 칠칠히, 山에서 자라거니 이마가 알빛 같이 희다. 검은 버선에 흰 볼을 받아 신고 山과일 처럼 얼어 붉은 손, 길 눈을 헤쳐 돌 틈에 트인 물을 따내다. 한줄기 푸른 연긔 올라 집웅도 해ㅅ살에 붉어 다사롭고, 처녀는 눈 속에서 다시 碧梧桐 중허리 파릇한 냄새가 난다...

16/0214  
정지용 / 슬픈 우상

이밤에 안식하시옵니까. 내가 홀로 속에ㅅ소리로 그대의 기거를 문의할삼어도 어찌 홀한 말로 붙일법도 한 일이오니까. 무슨 말슴으로나 좀더 높일만한 좀더 그대께 마땅한 언사가 없사오리까. 눈감고 자는 비달기보담도, 꽃그림자 옮기는 겨를에 여미며 자는 꽃봉오리 보담도, 어여삐 자시올 그대여 !...

16/0214  
정지용 / 옥류동

골에 하늘이 따로 트이고, 瀑布 소리 하잔히 봄우뢰를 울다. 날가지 겹겹히 모란꽃닙 포기이는듯. 자위 돌아 사폿 질ㅅ듯 위태로히 솟은 봉오리들. 골이 속 속 접히어 들어 이내(晴嵐)가 새포롬 서그러거리는 숫도림. 꽃가루 묻힌양 날러올라 나래 떠는 해. 보라빛 해ㅅ살이 幅지어 빗겨 걸치...

16/0214  
정지용 / 폭포

산ㅅ골에서 자란 물도 돌베람빡 낭떨어지에서 겁이 났다. 눈ㅅ뎅이 옆에서 졸다가 꽃나무 알로 우정 돌아 가재가 긔는 골작 죄그만 하늘이 갑갑했다. 갑자기 호숩어질랴니 마음 조일 밖에. 흰 발톱 갈갈이 앙징스레도 할퀸다. 어쨌던 너무 재재거린다. 나려질리자 쭐삣 물도 단번에 감수했다. ...

16/0214  
정지용 / 파라솔

蓮닢에서 연닢내가 나듯이 그는 蓮닢 냄새가 난다. 海峽을 넘어 옮겨다 심어도 푸르리라, 海峽이 푸르듯이. 불시로 상긔되는 뺨이 성이 가시다, 꽃이 스사로 괴롭듯. 눈물을 오래 어리우지 않는다. 輪轉機 앞에서 天使처럼 바쁘다. 붉은 薔薇 한가지 골르기를 평생 삼가리, 대개 흰 나리꽃으로 ...

16/0214  
정지용 / 유선애상

생김생김이 피아노보담 낫다. 얼마나 뛰어난 燕尾服맵시냐. 산뜻한 이 紳士를 아스°팔트우로 꼰돌라인듯 몰고들 다니길래 하도 딱하길래 하로 청해왔다. 손에 맞는 품이 길이 아조 들었다. 열고보니 허술히도 半音키--가 하나 남었더라. 줄창 練習을 시켜도 이건 철로판에서 밴 소리로구나. 舞臺로 ...

16/02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