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들의 시모음 _ 시시 

이문재 | 날씨가 사라지다  

- 산책시 4 날씨가 사라졌어요 날씨는 이제 없습니다 날씨는 기상청 예보에만 있지요 전날 밤 텔레비전과 신문에서 ...

17/0610
이문재 | 별똥별  

그대를 놓친* 저녁이 저녁 위로 포개지고 있었다. 그대를 빼앗긴 시간이 시간 위로 엎어지고 있었다. 그대를 잃어버린 노...

17/0209
이문재 | 지금 여기가 맨 앞  

나무는 끝이 시작이다. 언제나 끝에서 시작한다. 실뿌리에서 잔가지 우듬지 새순에서 꽃 열매에 이르기까지 나무는 전부 끝이 ...

16/0413
이문재 | 이명  

애드벌룬에서 지하도 바닥에 붙은 양말 광고까지 이 거리는 소리친다 두 눈과 귀를 닫아도 거리는 한시도 입을 다물지 않는다 ...

13/0203
이문재 | 길섶  

사랑이 이 길로 간다 한다 등롱초 심어 이 길 밝히려는데 온갖 바퀴들 먼지로 뒤덮는다 사랑의 맨 처음이 이 길로 지난다 한다...

13/0203
이문재 | 민들레 압정  

아침에 길을 나서다 걸음을 멈췄습니다 지난 봄부터 눈인사를 주고받던 것이었는데 오늘 아침, 민들레 꽃대 끝이 허전했습니...

12/0715
이문재 | 마음의 지도  

몸에서 나간 길들이 돌아오지 않는다 언제 나갔는데 벌써 내 주소 잊었는가 잃었는가 그 길 따라 함께 떠난 더운 사랑들 그러니...

12/0715
이문재 | 마음의 오지  

탱탱한 종소리 따라나가던 여린 종소리 되돌아와 종 아래 항아리로 들어간다 저 옅은 고임이 있어 다음날 종소리 눈뜨리라 종 ...

12/0715
이문재 | 소금창고  

염전이 있던 곳 나는 마흔 살 늦가을 평상에 앉아 바다로 가는 길의 끝에다 지그시 힘을 준다 시린 바람이 옛날 노래가 적힌 ...

12/0715
이문재 | 일본여관  

기러기떼 날아가자 초저녁 하늘에 문득 화살표가 생긴다 저 팔랑거리며 가물거리는 표지가 맨 처음의 기억을 가리키는 것일...

12/0715
이문재 | 꽃멀미  

봄꽃들은 우선 저질러놓고 보자는 심산이다 만발한 저 어린것들을 앞세워놓고 있는 것이다 딸아이 돼지저금통 깨 외출하...

12/0715
이문재 | 노독  

어두워지자 길이 그만 내려서라 한다 길 끝에서 등불을 찾는 마음의 끝 길을 닮아 물 앞에서 문 뒤에서 멈칫거린다 나의...

12/0715
이문재 | 물의 결가부좌  

거기 연못 있느냐 천 개의 달이 빠져도 꿈쩍 않는, 천개의 달이 빠져나와도 끄떡 않는 고요하고 깊고 오랜 고임이 거기 아직...

12/0715
이문재 | 혼자만의 아침  

오늘 아침에 알았다 가장 높은 곳에 빛이 있고 가장 낮은 곳에 소금이 있었다 사랑을 놓치고 혼자 눈 뜬 오늘 아침에야...

12/0715
이문재 | 손은 손을 찾는다  

손이 하는 일은 다른 손을 찾는 것이다 마음이 마음에게 지고 내가 나인 것이 시끄러워 견딜 수 없을 때 내가 네가 ...

12/0715
이문재 | 내 안의 식물  

달이 자란다 내 안에서 달의 뒤편도 자란다 밀물이 자라고 썰물도 자란다 내 안에서 개펄은 두꺼워지고 해파리는 펄럭거...

12/0715
이문재 | 마음의 발견  

마음은 늘 먹이 쪽에 가 있다 먹고 나서도 매양 먹이 타령이다 마음에는 마음이 너무 많아서 잠깐 한눈 파는 사이 마음은...

12/0715
이문재 | 정말 느린 느림  

창 밖에, 목련이 하얀 봉오리를 내밀고 있었습니다, 목련꽃 어린것이 봄이 짜놓은 치약 같다는 생각이 들었는가 싶었는데, 이...

12/0715
이문재 | 지문指紋  

봄 풀 꽃, 저 햇빛의 작은 지문들 5월 늦은 오후, 깨끗하게 늙어가는 선생을 만나고 돌아오는데, 민들레들 길섶에서 달...

12/0715
이문재 | 모든 배는 길을 싣는다  

난바다에 나가 알았다, 벌써 그대 발 사이즈가 생각나지 않던 무렵이던가, 수평선을 끊어내지 않는 섬은 섬이 아니었다, 그때 ...

12/07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