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들의 시모음 _ 시시 

박경리 |   

밤이 깊은데 잠이 안 올 때 바느질이나 뜨개질을 했으면 하고 생각한다 그러나 유방 수술 후 뜨개질을 접어 버렸고 옷 짓는 일...

20/0729
박경리 | 일 잘하는 사내  

다시 태어나면 무엇이 되고 싶은가 젊은 눈망울들 나를 바라보며 물었다 다시 태어나면 일 잘 하는 사내를 만나 깊고 깊은 산...

13/0424
박경리 | 한恨  

육신의 아픈 기억은 쉽게 지워진다 그러나 마음의 상처는 덧나기 일쑤이다 떠났다가도 돌아와서 깊은 밤 나를 쳐다보곤 한다 나...

12/0827
박경리 | 기다림  

이제는 누가 와야 한다 산은 무너져 가고 강은 막혀 썩고 있다 누가 와서 산을 제자리에 놔두고 강물도 걸너내고 터주어...

12/0827
박경리 | 축복받은 사람들  

찬란한 가을 길목 소소한 바람 불고 사랑은 시인이 한다 해 떨어지는 부둣가 낙엽 뒹구는 간이역 사랑은 나그네가 한...

12/0711
박경리 | 사마천司馬遷  

그대는 사랑의 기억도 없을 것이다. 긴 낯 긴 밤을 멀미같이 시간을 앓았을 것이다. 천형 때문에 홀로 앉아 글을 썼던 사...

12/0711
박경리 | 히말라야의 노새  

히말라야에서 짐 지고 가는 노새를 보고 박범신은 울었다고 했다 어머니! 평생 짐을 지고 고달프게 살았던 어머니 생각이 나서...

12/0711
박경리 | 연민  

갈대 꺾어 지붕 얹고 새들과 함께 살고 싶어 수만 리 장천 작은 날개 하나로 날아온 철새들 보리 심고 밀 심어서 새들과 나...

12/0711
박경리 | 판데목의 갯벌  

피리 부는 것 같은 샛바람 소리 들으며 바지락 파다가 저무는 서천 바라보던 판데목 갯벌 아이들이 다 돌아가고 빈 ...

12/0711
박경리 | 샤머니즘  

우리는 지금 죽어가고 있습니다. 당신은 생명과 현상과 법칙이 절묘하여 가까이 가려고 애쓰는 사람이 예술가입니다 ...

12/0711
박경리 | 아침  

고추밭에 물 주고 배추밭에 물 주고 떨어진 살구 몇 알 치마폭에 주워 담아 부엌으로 들어간다 닭모이 주고 물 갈아 ...

12/0711
박경리 | 세상을 만드신 당신께  

당신께서는 언제나 바늘구멍만큼 열어주셨습니다 그렇지 않았다면 어떻게 살았겠습니까 이제는 안 되겠다 싶었을 때도 당...

12/0711
박경리 | 배추  

대추나무 밤나무 잣나무 잎새들 다투어 떨어지고 하마 오늘 밤은 서리 내릴라 낙엽 쌓인 밭고랑 누비며 살며시 정답게 ...

12/0711
박경리 |   

대개 소쩍새는 밤에 울고 뻐꾸기는 낮에 우는 것 같다 풀 뽑는 언덕에 노오란 고들빼기꽃 파고드는 벌 한 마리 애...

12/0711
박경리 | 민들레  

돌팍 사이 시멘트로 꽉 꽉 메운 곳 바늘 구멍이라도 있었던가 돌 바닥에 엎드려서 노오랗게 핀 민들레꽃 씨앗 날리기 ...

12/0711
박경리 | 문학  

나는 겁장이다 성문을 결코 열지 않는다 나는 소심한 이기주의자다 때린 사람은 발 옹그려 자고 맞은 사람은 발 뻗고 잔...

12/0711
박경리 | 바다울음  

바다 우는 소리를 들었는가 어떤 사람은 울음이 아니요 샛바람 소리라 했지만 나는 지금도 바다울음으로 기억한다 수평...

12/0711
박경리 | 체념  

타일렀지 이곳은 자유의 천지 해야 할 일 충분하고 푸성귀 아쉽지 않았고 거닐 수 있는 울타리 안은 꽤 넓은 편이며 ...

12/0711
박경리 | 우리들의 시간  

목에 힘주다 보면 문틀에 머리 부딪혀 혹이 생긴다 우리는 아픈 생각만 하지 혹 생긴 연유를 모르고 인생을 깨닫지 못한...

12/0711
박경리 | 시간 2  

밥을 먹고 나면 오히려 허기가 가슴으로 밀려온다 자아,이젠 뭘 하지? 일 매듭짓고 나면 난장판 같은 자리 이 허기...

12/07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