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라디오

김정란 - 소리없이 눈물, 나를 찾아오네

내 눈물 어디 갔나, 바장이며 빙빙 돌아보네

마음 한없이 무너져 저녁 바람
숨죽인 통곡으로 내 몸 무참히 흔들어도

내 눈물 어디 갔나 나는 울음소리
내지 못하네

길마다 길 가는 사람들 얼굴에서마다
마저 지워지지 않은 꿈의 옷자락
자꾸 내 눈에 밟히고

눈물 어디 갔나,
폭포처럼 무너지며
울고 싶네, 내 잘린 혀
뿌리로라도, 그것 아주 조금
남아 있기라도 하다면
세상에 아직 살아, 이렇게 멀쩡하게 아직 살아
진작에 죽은 여자

그 지워진 삶, 위태한 흔적 위로
소리없는 눈물, 울어지지 않는 통곡

그렇게도 자주.................................



<그 여자, 입구에서 가만히 뒤돌아보네>
세계사. 1997년

(March 7th 2019)  /  2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