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라디오

박준 - 선잠

그해 우리는
서로의 섣부름이었습니다

같은 음식을 먹고
함께 마주하던 졸음이었습니다

남들이 하고 사는 일들은
우리도 다 하고 살겠다는 다짐이었습니다

발을 툭툭 건드린던 발이었다가
화음도 없는 노래를 부르는 입이었다가

고개를 돌려 마르지 않은
새 녘을 바라보는 기대였다가

잠에 든 것도 잊고
다시 눈을 감는 선잠이었습니다



<우리가 함께 장마를 볼 수도 있겠습니다>
문학과 지성사. 2018년

(January 26th 2019)  /  2019
    

박준 시 안 쓰고 수필만 잔뜩 쓰더니만... 새 시집이 나왔었네 ㅋㅋ 또 한 권 사러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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