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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언 - 드라마 DATE : 110918

너는 어제 헤어졌고 두어 번 화해할 기회를 놓쳤고 싸운 이유는 잘 모르겠다. 너는 어제 헤어졌고 헤어진 이유는 그저께나 그그저께의 일이고 나는 그 시간에 프로야구를 보고 있었다. 두 번 붙어서 두 번 다 패한 그 경기를 어제아침 너의 결별 소식과 함께 들었고 이유는 잘 모르겠다. 너무나 잘 들어맞는 너희 두 사람과 이틀 동안의 갑작스런 패배를 수긍하지 못하는 팬들의 반응을. 그것은 중요한 경기였고 하필이면 라이벌끼리 만난 그 경기에서 맥없이 헤어진 이유를 친구들에게 물어보면 그 또한 그들에게는 중요한 경기였다. 너 또한 아파서 유학간 걸로 되어있고 지금보다 더 성공했기 때문에 죽은 걸로 되어 있을지도 모른다. 너는 떠나는 날짜만 남았고 혹 새로운 얼굴이 나타나서 갑작스런 이 연패를 끊어줄 날을 애타게 기다릴지도 모른다. 너의 열렬한 상처뿐인 혼자 남겨지는 그녀를 위해서라도 감독은 아마 새로운 일정을 짤 것이다. 몇 년 만에 불쑥 찾아온 우승의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너는 어제 헤어졌고 두어 번 화해할 기회를 놓쳤고 중도에 하차하는 이유를 잘 모르겠다. 너도 모른다는 그 이유를 잘 모르겠다



<거인>
문예중앙. 2011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