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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부는 평민 출신의 부잣집 데릴사위(February 2nd 2018)  /  상식

흥부와 놀부의 고향은 평안도 평양이며, 성(姓)은 '연씨'가 아니라 황해도를 본관으로 하는 '덕수 장씨'로 기록한 19세기 초 '흥부전' 필사본을 찾았다고 조선일보가 27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한글 고전소설 '흥부전' 이본(異本) 중 가장 시대가 앞선 이 필사본은 1833년 '흥보만보록'이란 제목으로 쓰였다. 지금까지 전하는 40여종 '흥부전' 중 최고본(最古本)이다.

송준호(81) 전 연세대 교수 집안에 내려온 필사본으로 정병설 서울대 국문학과 교수가 19세기 한글소설 전공인 김동욱 박사와 함께 연구·고증해 26일 본지에 제공했다.

소설의 무대는 '평양 서촌'(현 평양시 순안구역)으로 되어 있다. 또 흥부가 제비 다리를 고쳐주고 박을 탄 후 무과에 급제해 '덕수 장씨'의 시조가 된다고 적었다. 덕수는 현 황해도 개풍군 지역이다.

지금까지 '흥부전'은 모두 삼남(경상·전라·충청) 지방이거나 허구의 장소가 배경이었다. 연구자들은 '흥부전'의 발상지를 전라도 남원 인근으로 추정해왔다.

이제까지 시대가 가장 앞선 '흥부전' 이본은 미국 하버드대 옌칭도서관 소장 '흥보젼'이다. 1897년 필사본이지만 1853년 것을 모본(母本)으로 했다는 기록이 있어 가장 이른 시기 모습을 간직한 '흥부전'으로 평가돼왔다.

판소리 사설을 집대성한 신재효(1812~1884) 정리본 '흥부가'는 1870~ 73년 무렵 필사본이다. 이번에 공개한 '흥보만보록'은 옌칭본보다 20년 앞서고 신재효본보다 약 40년 이른 것이다.

'흥보만보록'에서 흥부와 놀부가 가난한 평민의 자식으로 태어나 둘 다 부잣집(부민)의 데릴사위로 들어간다. 흥부는 친부모 봉양을 위해 돌아온 반면 놀부는 처가에 계속 있으면서 둘 사이의 빈부격차가 커진다. 이는 '경판본'과 '신재효본'에서 악한 놀부가 착한 흥부를 내쫓는다는 설정과는 다르다고 조선일보는 전했다.

정병설 교수는 "가장 시대가 앞선 필사본이 평양을 무대로 하고 있어 '흥부전'의 발생 기원을 다시 검토해야 한다"면서 "판소리계 소설에 대한 교과서·동화책 서술을 새로 써야 하는 귀중한 자료"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