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들의 시모음 _ 시시 

외국시  -  엘뤼아르 / 나이는 없이

숲속을 향하여
우리는 가까이 간다
아침의 거리를 지나서
안개의 계단을 올라보라

우리가 가까이 가면
대지의 가슴은 파르르 떨고

여전히 다시 태어나는 하루

하늘은 넓어지리라
잠의 폐허 속에서
휴식과 피로와 체념의 두터운 어둠 속에서
산다는 일은
얼마나 견딜 수 없는 일이었을까

대지는 싱싱한 육체의 모습을 회복하고
바람은 가라앉아
우리의 눈 속에 태양과 어둠은
변함없이 흐르리라

확실한 우리들의 공간 우리들의 맑은 대기가
인습에 의해 낙후한 구렁을 메울 수 있을 것이고
우리는 함께 새로운 기억을 만들어가며
서로가 공감하는 언어로 이야기하리라

퍼지는 어둠과 그 어둠의 공포를
눈빛에 담은
반대편에 선 내 형제들이여
지난날 내 당신들이 하던 일
게으른 기름때 속에 무거운 손을 담그고
별다른 희망이 없어
죽음이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오 길 잃은 내 형제들이여
나는 간다 생을 향하여 나는 인간의 얼굴을 지닌다
세계는 나를 중심으로 만들어진 것임을 증명하기 위하여
그러면 나는 외롭지 않아
수많은 나의 얼굴이 빛을 쌓아가고
수많은 비슷한 시선이
육체를 평등하게 만들어놓는다.
이것은 새, 이것이 아이, 이것은 바위, 이것은 들판,
모든 것은 우리와 함께 뒤섞이고
심연 밖에서 만나면 터지는 황금의 웃음
단 하나의 계절을 위해 벌거벗은 물과 불
이 세계 앞에서는 저무는 것이 없다.

서로를 확인하는 우리의 손과 손
서로를 뒤섞는 우리의 입술과 입술
신선한 피와 결합된
최초의 꽃피는 열정
프리즘은 우리와 함께 호흡한다.
넘쳐 흐르는 새벽이여
여왕 같은 풀잎 위에서
이끼 위에서 눈발 위에서
파도와 파헤쳐진 모래 위에서
사라지지 않는 유년시절 위에서
모든 동굴 밖에서
우리들 자신 밖에서

(July 3rd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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