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들의 시모음 _ 시시 

정끝별    /    바다코끼리 이야기가 아니다

빙하가 녹는 머나먼 북쪽 어디쯤

해안가로 수십만 무리가 몰려온다
해안마저 잃고 살기 위해 절벽을 오른다
한 몸 누일 곳을 찾아 기어오른다

지느러미를 팔다리 삼아
기다란 송곳니를 지렛대 삼아
배밀이 구걸을 하듯

더 기어오를 수 없는 절벽 끝은
찰나의 유빙, 착시의 바다, 그때
허공에 지느러미를 펼친다
옥상에서 난간에서 사지를 펼치듯

절박이 절벽을 부르고
착시가 착각을 부른다
내장이 터지는 줄도 모르고
퍽퍽 떨어지는 옆으로 줄지어 오른다

모두가 바다로 가는 길인 줄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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