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들의 시모음 _ 시시 

정끝별    /    저녁에 입들

한 이불에 네 다리 내 다리를 꽂지만 않았어도

서로에 휘감기지도 엉키지도
그리 연한 속살에 쓸리지도 않았을 텐데

한솥밥에 내남없이 숟가락 숟가락을 꽂지만 않았어도

서로에 물들지도 병들지도
그리 쉽게 행복에 항복하지도 않았을 텐데

한  핏줄에 제 빨대들을 꽂지만 않았어도

목줄도 없이 묶인 채 서로에 뱉어지지도
무덤에조차 그리 무리지어 눕지 않았을 텐데

한 우리에 우리라는 희망을 꽂지만 않았어도

두부에 파고드는 미꾸라지처럼 서로에 기어들지도
뚜껑 닫힌 지붕에 그리 푹푹 삶아지지도 않았을 텐데



<딩아돌하>
2016년 가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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