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들의 시모음 _ 시시 

정끝별    /    개미와 앨범

책장 꼭대기에 쌓여가는 앨범들
주저앉을 것만 같아
바닥에 내려놓으려는데
아이 앨범에서 시커먼 덩어리가
비명을 지르며 떨어진다
파르르 바닥에 흩어지는 수천의 개미떼
앨범을 보던 아이가
먹던 비스켓과 함께 닫아두었나 보다
먹이를 찾아 몰려든 개미떼들
식구들이 눈치채지 못하게
비스켓을 쏠고
앨범을 쏠고
환한 웃음을 쏠며
아이 얼굴에 주름집을 짓고 있었나 보다
에프킬러를 뿌린다

꿈틀거리는 개미 일가들아
비스켓만 먹고 가지,
휘발하는 검은 시간 벌레들아
추억만은 놓고 가지

643 hit   /   (January 31st 20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