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들의 시모음 _ 시시 

정끝별    /    자작나무 내 인생

속 싶은 기침을 오래하더니
무엇이 터졌을까
명치끝에 누르스름한 멍이 배어 나왔다

길가에 벌(罰)처럼 선 자작나무
저 속에서는 무엇이 터졌길래
저리 흰빛이 배어 나오는 걸까
잎과 꽃 세상 모든 색들 다 버리고
해 달 별 세상 모든 빛들 제 속에 묻어놓고
뼈만 솟은 저 서릿몸
신경줄까지 드러낸 저 헝큰 마음
언 땅에 비껴 깔리는 그림자 소슬히 세워가며
제 멍을 완성해 가는 겨울 자작나무

숯덩이가 된 폐가(肺家) 하나 품고 있다
까치 한 마리 오래오래 맴돌고 있다

619 hit   /   (January 31st 20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