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들의 시모음 _ 시시 

장석남  -  방

동백꽃이 피었을 터이다

그 붉음이 한칸 방이 되어 나를 불러들이고 있다

나이네 맞지 않아 이제 그만 놓아버린 몇낱 꿈은 물고기처럼 총명히 달아났다

발 시려운 석양

이제 나는 온화한 경치로 나지막이 기대어 섰다

아무도 모르는 사랑이 겹겹 벽을 두른다

동백이 질 때 꽃자리엔 어떤 무늬가 남는지

들여다보는, 큰 저녁이다

문 없어도 시끄러움 하나 없는

들끓는 방이다

(April 3rd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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