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들의 시모음 _ 시시 

장석남  -  작약

빈방에서 속눈썹 떨어진 걸 하나 줍다
또 그 언저리에선 일회용 콘택트렌즈 마른 걸 줍다
이 눈썹과 눈으로는 무엇을 보았을까
이 눈썹과 눈의 주인을 생각한다
눈물 위에 이걸 띄워서 무엇을 보았을까

작약싹 올라온다
작약꽃이 피어 세상을 보다가
떨어질 것을 생각한다

작약 겹겹 꽃잎 속에
이 눈의 주인과 내가
눈 꿈쩍꿈쩍하며 나눈 말을
숨겨두리라

작약,
숨겨두리라

(February 8th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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