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들의 시모음 _ 시시 

이면우  -  북과 북채

시 왜 쓰느냐고 묻는 이에게
음악을 못하기 때문이라고 대답했다
오월 국립대학 따끈한 잔디밭
움켜 쥔 홍차 캔의 서늘한 감촉
서쪽 구름이 목화밭처럼 부푸는 걸 보다가
북 이야긴데...북이 있으니 쳐보는 거지
평생 제대로 된 소리 한번 내봤으면 좋겠다
시 공부한다는 여자 대학원생 둘과 헤어져
내게 북채는 정말 있던가, 있다면
무엇으로 됐을까 궁금해하며
보일러실 지하 계단 불 안 켜고 내려가다
발 끝에 특 채인 쇠문 텽하고 크게 울었다
그래 그랬구나, 몸에 스위치 넣듯
나는 갑자기 환해졌다

(March 22nd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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