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들의 시모음 _ 시시 

나태주  -  졸개

이제 누군가를 따라다니는 일도 시들해졌고
누군가를 끝없이 욕하는 일도 신물이 난지 오래,
제발 혼자가 되어야 할 일이다, 오로지
혼자가 되어 나무 아래 한 그루 나무로
외로워지고
하늘 아래 또 하나 하늘로 가득해지고
먼지 날리는 자갈 길 위에 오로지 고달픈
노새가 되어 고달플 일이로다
부디 누군가의 졸개가 될 일이 아니고
자기의 졸개가 한번 되어볼 일이다
정이나 졸개가 되려면 바람의 졸개가 되고
똘만이가 되려면 구름의 똘만이가 되거라
나무 나무, 나무의 진짜 심복이나 되거라.

(September 22nd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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