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들의 시모음 _ 시시 

나태주  -  하단에서

얼마 남지 않았다
조금만 더 가자 조금만 더 가면 된다
강물이 어깨동무를 하고
서로 밀고 따르고 그런다

돌아보아 참으로 아득한 길
멀리까지 왔구나
제 몸 하나 보전하기조차 어려웠단다
그래그래 이제는 그 몸마저 버릴 때야
강물이 이마를 모으고 속삭인다

낭떠러지에서 눈 딱 감고 뛰어내려
폭포가 되듯 뛰어내리면 돼
망설이지 마 이제는
짠물에 몸을 섞을 때야
더 큰 물이 될 때야

붉은 노을이 오랫동안 지켜보고 있었다
집 찾아가는 새들도 몇 마리 흘낏
바라다보았다

(May 6th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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