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들의 시모음 _ 시시 

나희덕  -  탄센의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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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불의 노래,
노래할 때마다 등불이 하나씩 켜져요
불은 번져가고
몸이 점점 뜨거워져요
강 속으로 걸어들어가며 노래를 불러요
강물도 끓어오르기 시작해요
뜨거워요 뜨거워요 너무 뜨거워요
사랑이여, 도와줘요
비의 노래를 불러줘요 비를 불러줘요

2
이것은 비의 노래,
노래할 때마다 불꽃이 하나씩 꺼져요
비가 내리고
몸이 점점 식어가요
강물도 가라앉기 시작해요
기다려요 기다려요 조그만 더 기다려요
이 소나기가 당신을 적실 때까지
사랑이여, 사라지지 말아요 노래를 불러줘요

3
그러나 노래의 휘장은 찢기고
비에 젖은 잿더미만 창백하게 남아 있는 밤
불과 비도
어떤 노래도 더 이상 들리지 않는 밤



*고대 인도의 가수 탄센과 그의 딸에 관한 신화

(February 11th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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