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들의 시모음 _ 시시 

곽재구  -  풍경 2

한 늙은 시인이자 목수가 아니 한 늙은 목사이자 소설가가 철조망을 걷어내고 철조망 아래 피어난 연꽃 한 송이를 보았다. 그리고 그는 감옥으로 갔다. 스무 살 적 내가 다닌 시골 대학의 인도 철학 교수는 연꽃이 아름다운 것은 그것이 진흙 속에 피어나기 때문이라고 새로 핀 연잎들을 바라보며 이야기했었다. 그 또한 감옥으로 갔다. 아아 관념이란 때때로 얼마나 아름답고 순결할 수 있는 저항인가. 불굴의 땅 불구의 계절 불구의 신민들을 위하여 한 송이 진흙 연꽃을 물고 감옥으로 날아가는 파랑새를 지켜본다는 일은.

(January 9th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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