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들의 시모음 _ 시시 

황인숙  -  겨울 정류장

오다가 버스도
어디선가 얼어붙어버렸나보다.

하늘은 물 든 지 오랜
갯밭빛이다.
노을의 끄트머리가
녹슨 닻처럼 던져져 있다.

바람결에 한 고랑에 모인
서로 낯모르는 가랑잎들 바스락거린다.
버스를 기다리는 사람들 몇이
옹송그리고 있다.

길 아래 교회 첨탑 위
성탄의 별은 소금빛.

살얼음진 바람을 깨뜨리며 한 남자가
저만치 걸어갔다 돌아오고
다시 걸어갔다 돌아오고
점점 더 멀리 걸어나가고.

발톱이 선 강마른 가랑잎이
시멘트 바닥을 긁으며 굴러간다.

가로등이 찬 빛을 뿜으며 맑아진다.

(January 9th 2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