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들의 시모음 _ 시시 

문인수  -  빨래궁전

야므나 강변 작은 촌락 한 움막집에, 그 집 빨랫줄 위로 옛날 옛적 사랑 많이 받은 왕비의 화려한 무덤, 타즈마할 궁전이 원경으로 보입니다. 궁의 둥근 지붕이 거대한 비눗방울처럼, 분홍 엷은 나비처럼 아련하게 사뿐 얹혀 있고요 빨래가, 원색의 낡고 초라한 옷가지들이 젖어 축 처진 채 널려 있습니다.

족보에도 없는, 이 무슨 경계일까요. 오색 대리석으로 지어졌으나 죽음은 그 어떤 역사에도 불구하고 말할 수 없이 가볍고 가벼워서 짐이 없는데요, 삶이란 또 몇 벌의 누더기에도 당장 저토록 고단하고 무겁습니다.

그러나 그때,

어떤 새댁이 하얗게 웃으며 얼른 움막 속으로 숨어버렸는데요, 개똥밭에 굴러도 역시 이승에 땡깁니다. 오래 내 마음을 끄는 그녀의 남루한 빨래궁전 쪽, 저 검고 깊은 눈이 전적으로 아름답습니다.

(July 3rd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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