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들의 시모음 _ 시시 

천양희  -  역驛

마음은 모르게
제 마음 밟고 떠나고
정거장 나온 몸이
다시 떠난다

家出하여, 굴러가는 바퀴살
처처에 박히는, 때로 길가에
내어말리는 세월이여
가는 길은 도대체
이것 아니면 저것으로 갔다
가고 남은 길을
철길이 가린다
나, 평행선에 올라 밟는다
갈 길은 멀고
살 길은 짧아라
가슴속 끓는 기적소리
누군가 그 속에 누워 있단 말인가
머릿속 석탄들이 꺼멓게 타고 있다
급정거에 밀린 등을 밀면
개찰구를 빠져나가
내 발자국을
따라가는 ――→驛

(July 3rd 20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