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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 요코 - 수증기
외국시

친정에
좀처럼 전화도 걸지 않던 못된 딸이
어머니에게 전화를 걸었다

  어머나 별일이구나
  오늘 쉬는 날이야

가슴속이 삐걱삐걱 아팠다

   아니 오늘은 빨리 돌아왔어요

화제가 없어 무슨 말을 할까 고민하고 있자니
어머니는 아버지에 대해 언니에 대해 할머니에 대해
이야기를 계속해 주신다

  아버지가 늦으시니까
  천천히 고기감자조림을 만들고 있어

연세 드신 할머니가 돌아가시면
어떻게 할 거예요
나도 모르는 사이에 그만
어두운 화제를 끄집어낸다
그런데도 어머니는 밝게 대답해 주신다

  어라 아버지 돌아오셨다
  평소보다 10분 빠르네 바꿔 줄까?

  응

전화 저쪽에서 아버지와 어머니의 대화가 들린다

  (여보, 전화예요
   누구?
   요코에요
   어, 그래)

수줍음을 잘 타는 아버지는 갑자기 어, 어, 하다가
그래, 그래, 하다가

  오늘은 날씨가 따뜻했지

오늘은 밖에 한 걸음도 나가지 않은 나는
따뜻했어요, 라고 맞장구를 친다

   오늘은 고기감자조림이야

   그렇다면서요!

딸과의 전화에 마음이 들뜬 아버지는

  그래 너도 몸조심해라
   여기저기 온통 그러니까

   여기저기요

내가 내뱉은 여기저기라는 말에
고기감자조림의 수증기와
아버지의 목소리가 스며든다

http://namoo-radio.com/bbs/view.php?id=nr_pbook&no=44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