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라디오

일기를 좀 써야겠다.

지금의 심정을 솔직히 말하자면... 좀 어렵다 정도? 애매하다 정도랄까? 내가 처음 저 자유분반 아이들을 데리고 MBTI를 하려고 했던 때의 모든 교사들은 '그걸 꼭 해야해요?'였었다. 아이들을 왜 그런 정형화된 틀 안에 가두려고 하려는 거에요? 였었다. 나는 그저 나를 돌아볼 때 이런 것도 호기심에, 재미로 해봐도 좋지 않을까?에서 해보려던 거였는데... 비난 아닌 비난을 받으며 그래도 한 번 해보려고 했지만... 도와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런데 지금은? 지금은... 교사들이 서로 같은 성향을 가진 자신들을 보며 하하호호 신기하다며 난리다... 그때랑 지금은 도대체 뭐가 다르기에? 도대체 뭐가 다르기에...;;

그래서 오늘은 좀 일기를 써보려 한다. 어디에다가 하소연이라도 좀 해야할 텐데 나에겐 그런 친구들은 이미 없기 때문이다. 내 홈에 오는 사람들은 나를 잘 모르는 사람들이고 내가 하는 말이 무슨 말인지도 모르니까...

내가 좀 심한 말을 하긴 했다. 하지만 난 여전히 그 아이를 믿을 수 없다. 예전에도 그 아이와 비슷한 패턴을 보이는 아이들은 많았다. 이미 그런 부류의 아이들을 스무명도 더 봐왔기에 속지 않겠다 다짐했건만... 어찌 교사라는 넘이 내 아이를 믿지 않을 수 있을까... 그런데... 솔직히 믿음이 잘 가질 않는다. 진신일 수도 있겠지만 진실이 아닌 것만 같아서. 걔중에 진실인 것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 진실마저도 진실이 아닌 것 같아서...

속이 울렁일 만큼 지난 밤은 우울했다. 그래 그 아이에게 과한 말을 하긴 했다. 그런 말은 하질 말았어야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아이를 믿을 수 없다. 아직 큰 사건이 일어난 것도 아닌데... 고작 한 두건의 작고 소소한 일들 뿐일텐데... 어차피 지나가고 보면 그런 일이 있었는 줄도 몰랐을만한 그런 일인데도...

그래서... 힘들고... 그냥... 그만 두고 싶다.
그게 이 일기의 결론이다.
괜스레 슬프다.

남들은 이런 것들 마저도 시로 승화시키던데... 난 그것도 못하고...
병신인가...;;

(May 22nd 2020)  /  일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