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라디오

이사

대전집이 이사를 했다.

중학교 1학년 때부터 지금까지 27년을 살았던, 군대 다녀와서 간디학교에 오기 전까지 16년 동안 병원에서 일하시는 엄마 없이 우리집에서 자취 아닌 자취를 했던 곳. 엄마가 그리워 질 때면 엄마 냄새가 그리워 질 때면 제천에서 3시간을 달려 갔던 우리집.

아버지도 이 집에서 살다가 돌아가시고, 외할머니도 이 집에서 살다가 돌아가셨다. 좁은 집에 가족들로 북적북적 대던게 엊그제 같은데 이젠 찾아오는 가족들도 형네 이모네 외삼촌네 빼고는 없다. 가족이라고 믿었던 사람들에게 배신 아닌 배신을 당하던 날, 내가 굳게 믿었던 가족의 힘이란 게 참 허무하다는 걸 깨닫게 되었던 날, 한참을 아버지를 생각하게 되었었는데... 아버지 없는 빈 자리, 그리움이 이토록 버겁다라는 걸 느꼈던 집이었는데... 드디어 떠난다.

새 출발이라고 해야하나, 아님 흔적 지우기라고 해야하나. 난 새출발이라고 생각하고 싶다. 엄마도 나도 형도 우리 가족들도 모두 다.

아빠는 이제 어디로 오시려나... 이사 간 집 잘 찾아 오셔야 할텐데 ㅋ

그리워 질까 겁난다. 근데 벌써 그립다.

(February 2nd 2020)  /  일상